협회회원

사단법인한국미술협회제주특별자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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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희[분류 : 한국화]

회원명 : 고경희
한문이름 : 高京希
이메일 : ks55@kbs.co.kr

경력
제주대학교 미술교육과 졸업
성신여자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14회 (마닐라, 서울, 제주)
국제교류전 및 아트페어전, 초대전, 단체전 다수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선
제주도미술대전 대상 및 최우수상 수상
성신여자대학교 동양화과 강사 역임
대한민국미술대전, 경기도미술대전, 제주도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현) 한국미술협회, 제주카돌릭미술가회 회원
제주도미술대전 초대작가
제주문화예술재단 이사

작가노트
생명으로서의 초록.초록색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
자연은 초록으로 가득하다. 그 초록 안에 무수한 초록들이 공생하며 성장하고 되풀이해서 새로이 생겨난다. 스스로 광합성을 해서 살아가는 식물성은 초록이다. 그래서 초록은 생명이다. 반면 죽음과 불임은 초록이 지워진 자리다. 우리들의 삶과 건강, 건재함은 결국 그 초록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몸 바깥의 초록(식물)이 몸 안의 초록(폐)과 연관되어 호흡은, 생은 가능하다. 그러니까 공기란 결국 식물의 뿌리로 가능한 것이다. 동시에 호흡과 생명을 가능케 하는 초록은 신경(마음)을 달래주기까지 한다. 생각해보면 지구상에서 초록색이 없다면 인간의 생명은 존재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초록색은 인간에게 희망이자 생명과 생존의 상징이다. 그것은 또한 영구성과 순환을 상징하기도 한다. 달의 주기적 변화에 맞추어 살았던 고대 동양인들에게 달의 색깔은 초록색이었다. 달은 물과 식물의 성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여겼고 여성의 월경주기와도 동일한 순환구조를 지녔기에 그렇다. 아울러 서구의 그리스도교에서 초록색은 봄의 색상으로 부활과 영생을 기원하는 희망을 의미했다. 그것은 파라다이스를 갈망하는 꿈의 색상이다. 모든 유토피아와 파라다이스는 초록으로 가득했던 것이다.
초록에 지친 자연은 인간에게 안정과 휴식, 정신적 안정감 등을 제공해준다. 싱싱한 초록의 숲과 잔디와 풀, 잎사귀를 보면 정신은 맑아진다. 고경희는 초록으로 무성한 그 자연을 보여준다. 작가가 보여주는 초록/자연은 구체적인 자연의 실제도 아니고 그로부터 완전히 벗어난 풍경도 아니다. 자연의 재현이면서도 동시에 단순화, 상징화의 과정을 거쳐 추려낸 이미지다. 초록색으로 물든 단색주의 회화, 추상회화 같지만 동시에 사실적인 풀과 줄기가 묘사된 그림이다. 내부는 단색으로 마감되고 외형의 윤곽선들만이 화면 안에서 지속적으로 생장하고 있다. 주어진 화면이 온통 초록으로 물들었다. 흡사 초록과 여백이 만나 열어젖히는 자연의 한 풍경을 조우하는 상쾌한 체험이다. 화면을 영토삼아 초록 식물들이 서식하는 장면이 부감되고 있다는 인상도 든다. 스물 거리면서, 하늘하늘 거리면서 초록은 진동하고 퍼져나가고 증식된다.

간결하고 명료하게 그려진 윤곽은 도상적인 느낌을 준다. 그래픽 적이라고나 할까, 거의 기호화된 자연적 이미지다. 그것은 자연풍경을 최대한 자기 안에서 거르고 걸러 뱉어낸 흔적이다. 내 속에 들어와 박힌 자연이 전해준 그 모든 것들을 단색과 여백, 선만으로 응고 시켰다. 그것은 자연을 액체화시켜 초록물감의 점액으로 현존시킨 듯한 느낌이다. 초록은 색이자 물질이고 동시에 자연을 환기시키는 잔상적인, 심리적이고 추억과 연관된 복합적인 색채/사물이다. 동시에 작가가 자연에서 받은 인상을 전해주는, 주제를 담은 색이다. 색과 형상은 구분 없이 혼거하고 바탕과 이미지는 전후 없이 공존하며 식물과 인간은 분리되지 못한다.
새삼 고경희는 그 오랜 미술의 소재인 자연을 그리되 그것이 좀 더 요체화 되는 방법론을 궁리한 듯하다. 자연 중에서도 잎사귀가 자아내는 다채로운 형태감, 다양한 초록색에서 받는 심리적인 느낌 등을 압축해놓았다. 초록의 물감은 화면을 대지삼아, 숙주삼아 퍼져나가다 문득 이런저런 형상, 흔적을 남겼다. 보는 이들은 초록과 하얀 틈(여백)을 매개삼아 자연풍경에 대한 추억의 편린을 공유한다. 여백은 단지 비어있는 공간이 아니라 초록물감이 얹혀진 부위와 연동되면서 놀이한다. 보여졌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한다. 마치 오랜 추억과 회상의 안스러운 명멸과도 같다.

단순하고 미니멀한 그림은 결국 자연을 초록으로 규정하고 그 초록으로 이루어진 세계와 아직 초록이 되지 못한 것과의 긴장 또한 연장시켜준다. 인간의 문명은 초록이 그친 자리에서 피어난다. 자연은 인간이 이룬 도시의 경계에서, 그 내부에서 빈틈을 채워 나간다. 내게 초록이란 자연이 아닌 것들, 시멘트와 강철과 유리, 인공의 사물들로 넘쳐나는 도시의 곳곳을 물들이면서 서서히 ‘녹화(錄化)’ 시켜 나가는 힘을 지님 존재다. 초록은, 풀은 모든 경계를 지우고 덮어나가며 삶의 가능성을 제공해준다. 그것은 정주하지 않고 유랑한다. 풀 같은 삶은 어떤 것일까? 우리들 삶의 곳곳에 절박하게 혹은 안쓰럽게 들어와 있는 초록을 상기해보라. 작가는 도시에서 절대적으로 부족한 초록색을 그림으로 제공한다. 그 생명과 휴식과 명상, 평화 또한 제공해주고자 한다. 이 그림들은 문득 그러한 녹화의 시간과 속도, 힘을 보여준다. 느리면서도 빠르고 서서히 진행되면서 이내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식물의 힘을, 그 초록의 매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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